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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2 20:31

대형 럭셔리카 지존은? keeping2009/03/02 20:31


작년 이맘때쯤 쌍용차의 체어맨W가 나왔을 때 돌풍을 일으켰다. 아쉽게도 그것이 쌍용차가 당분간 보여주지 못할 돌풍이 되어버렸지만 당시 1억원이 넘는 국산 대형차가 나왔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체어맨W가 나온 지 1년 만인 2009년 3월. 체어맨W보다 더 강력한 파워로 무장한 현대차의 신형 에쿠스가 등장한다. 10년간 대형차의 대표 주자로 군림했던 에쿠스의 뒤를 이을 새로운 왕의 귀환은 작년 이맘때의 돌풍보다 훨씬 더 거세다. 계약 개시 5일도 안 돼 4.6모델의 계약대수가 1000대를 넘어섰다. 경기는 좋지 않지만 신형 에쿠스의 귀환과 본격적인 수입차와의 경쟁은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신형 에쿠스와 대적하는 대형 럭셔리 국산차, 그리고 아직은 높은 벽인 독일과 일본 럭셔리 브랜드의 대형 플래그십 모델, 이제는 한국과의 브랜드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을 미국 럭셔리 대형차를 비교하고 장단점을 알아본다.

■ 한국차, 쌍용차 체어맨W…국산 최대 배기량 4966㏄ `파워`압도

체어맨W는 국산차 최대 배기량인 4966cc를 자랑한다. 배기량에 걸맞게 최대출력도 306마력으로 에쿠스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국내 최대 배기량, 최고 파워를 자랑했다. 신형 에쿠스 출시로 최대출력 면에서 60마력 정도 뒤졌지만, 체어맨W의 내공도 만만치 않다.

국산차 특유의 큰 차체와 넓은 실내공간은 에쿠스와 마찬가지로 체어맨W의 장점이기도 하다. 구형 벤츠S클래스 엔진과 7단 벤츠 미션을 얹어 실력에 대한 검증은 이미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사람에게 적합하게 세팅했기 때문에 한참 힘을 잃어가던 쌍용차에 반짝 힘을 실어준 차가 바로 체어맨W이기도 했다.

쌍용차의 법정관리 개시와 전 세계적인 불황, 리스 및 자동차금융 경색으로 인해 체어맨W도 힘을 잃고 성과가 좋지 않지만 `체어맨`이라는 이름답게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정치인 사이에선 아직도 인기를 잃지 않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도 동급 수입차보다 훨씬 저렴한 것도 장점. 리무진 버전은 1억200만원이지만 일반 5000cc의 체어맨W는 8700만원 선에서 시작한다.

GM대우에도 베리타스라는 대형차 모델이 있지만 한국 시장에서 먹힐 모델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 GM대우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이 아니고 수입해서 GM대우 로고만 부착해 판매하는 모델인 데다 차체는 크지만 배기량이나 힘이 부족해 경쟁 차종으로 설정하기에 무리가 있다.

다만 가격은 4650만원부터 최대 5780만원까지로 설정돼 있어 대형차 중 가장 저렴한 편이다.

■ 독일차, 메르세데스-벤츠 S500L, BMW 750Li…엔진ㆍ디자인…명품의 완벽함 자랑

독일차를 한번 탄 사람은 쉽게 갈아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예외는 있겠지만 그만큼 독일차 특유의 꼼꼼함과 기술, 그리고 보수적인 것 같으면서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준다는 의미다.

이 때문인지 전 세계 프레스티지 럭셔리 자동차 시장은 독일 브랜드들이 점령하고 있다.

대표 주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이 두 브랜드의 아성은 다른 브랜드들에는 항상 자극제며, 넘어야 할 큰 산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는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벽이다. S클래스는 국내에서 S350부터 시작해 S600까지 출시돼 있는데, 가격도 1억원대 초ㆍ중반부터 2억6000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같은 디자인에 같은 크기의 차에 배기량과 옵션에 일부 변화를 준 것이다. 신형 에쿠스와 비슷한 배기량 엔진을 단 것은 S500L 모델. 최대출력이 388마력이고 토크도 54㎏ㆍm나 된다.

하지만 비단 출력이나 토크 측면뿐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에는 `브랜드 가치`라는 것이 있다. 이 때문에 비슷한 차량이 수천만 원 비싸도 잘 팔리는 것이고 그것이 브랜드의 힘이다.

BMW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작년 12월에 출시된 신형 750Li는 배기량은 4395cc로 경쟁 모델에 비해 작은데도 최대출력이 무려 407마력으로 쇼퍼드리븐 차량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그렇다고 안락성과 편안함을 포기한 것도 아니다.

두 브랜드만큼은 아니지만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다. 특히 아우디 A8의 경우 특유의 4륜구동 기술인 `콰트로(quattro)`가 강점이다. 엔진 배기량은 4163cc고 최대출력은 350마력으로 부족함이 없다.

폭스바겐은 분명 대중차 브랜드를 표방하지만 페이톤은 예외다. 페이톤 4.2 4MOTION은 독일 드레스덴 유리공장에서 하나하나 조립해서 수작업으로 만들었으며 시원한 주행 성능과 호화로운 옵션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가격은 1억2700만원으로 앞서 언급한 독일 브랜드 중 가장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

■ 일본차, 렉서스 LS460L380 마력 힘 불구 조용하고 편안함 매력

일본차 최고의 프레스티지 브랜드인 렉서스의 LS460은 2006년 출시 당시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미국 판매가격과의 차이가 너무 심하다는 비판 속에서도 꾸준하게 판매된 저력은 결국 차량 자체에 있다. 한국 사람 취향에 잘 맞는 요인을 보유한 것도 장점이다. 정숙성은 극대화됐고, 뒷좌석에 앉은 사람을 위한 안마 기능이나 비행기 퍼스트클래스와 같은 수준으로 젖히는 시트 등은 렉서스가 한국에서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렉서스 LS460L은 최대출력이 380마력으로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 힘을 뒷좌석에선 느끼기 힘들 정도로 조용하고 아늑하다. 최근 들어선 LS460 모델 내에도 5가지 트림이 생겨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다. 1억2000만원의 LS460 AWD(4륜구동) 모델부터 1억6300만원의 LS460L 모델까지 선택할 수 있고, 4인승과 5인승 모델 두 가지 중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연비도 수입 대형 플래그십 모델 중 가장 좋은 8.8㎞/ℓ다.

■ 미국차, 크라이슬러 300C, 링컨 MKS…대형차 자존심…가격은 5천만~6천만원대

미국차 프리미엄은 확실히 예전같지 않다. 과거 링컨이나 캐딜락이 부의 상징인 적도 있었지만 독일차와 일본차에 그 자리를 내준 지 오래다. 그러나 미국차에도 확실히 강점은 있다. 바로 가격이다. 수입차지만 수입차 가격이 아닌 국산차 가격에 더 가깝다는 것. 그러면서도 외관 디자인은 미국차답게 크고 웅장하다.

유난히도 큰 차를 좋아하는 한국에서 크라이슬러의 300C는 확실히 어필했다. 이미 누적 판매량이 5000대를 넘어섰다. 300C의 가장 큰 장점이자 눈에 띄는 포인트는 라디에이터그릴. 격자무늬의 커다란 그릴은 차를 `비싸 보이게` 하고 실제보다 더 커 보이게 한다.

300C는 2.7 저배기량 모델과 3.0 디젤 모델, 5.7 가솔린 HEMI엔진 장착 모델까지 세 가지인데, 플래그십은 역시 5.7 모델이다. 최대출력은 340마력이라 배기량 대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수준. 다만 가격 측면에선 에쿠스보다도 경쟁력이 있다. 에쿠스 3.8 모델이 6000만원대에서 시작하는데, 5.7ℓ 엔진의 이 차 가격은 6980만원이다.

포드링컨의 MKS 역시 마찬가지다. 배기량은 다소 작아 3726cc이고 최대출력도 다른 차에 비해 떨어지는 277마력이지만 차체 크기는 에쿠스보다 오히려 크다. 각종 옵션과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능도 풍성하다. 게다가 가격도 5520만원으로 크기나 성능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 王의 귀환 뉴에쿠스

`왕이 돌아왔다.`

지난달 17일 언론 공개를 통해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신형 에쿠스가 오는 11일 완전히 베일을 벗는다.

1월 초 랜더링 스케치 이미지 공개 이후 순차적으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 에쿠스는 언론 공개를 통해 일단 외관 이미지는 모두 공개됐다. 남은 것은 이제 가격뿐이다. 이미 예약을 받고 있는 에쿠스는 3.8모델의 경우 6000만원대에서 시작된다. 총 10가지 정도 옵션으로 나뉘어 판매되며 4.6모델은 1억2000만~1억3000만원대까지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리 시승해 본 신형 에쿠스의 첫 느낌은 기존의 각진 이미지를 벗고 볼륨감을 살려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것과 차체가 커졌다는 것, 그리고 차량 성능 면에서 한층 진보된 모습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언론 공개 때에도 수입차 중 최상위급인 메르세데스-벤츠 S500과 렉서스 LS460L과 비교 시승을 했을 정도로 현대차는 차량 주행성능 면에서 자신감이 있는 모습이었다. 또 한번도 공식 론칭이나 수출을 하지 않았던 기존 에쿠스와 달리 이번에 나오는 신형 에쿠스는 내수시장만큼이나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신형 에쿠스가 경쟁 모델에 비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차체 크기와 그에 따라오는 안락성이다. 쇼퍼드리븐, 즉 뒷좌석에 앉는 사람을 배려한 차량인 만큼 차를 탔을 때의 편안함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에쿠스는 전장과 전폭, 전고가 각각 5160㎜, 1900㎜, 1495㎜로 국내 최대 수준이고, 수입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운전석 뒷좌석은 물론 조수석과 운전석의 공간도 넉넉하고 푹신한 시트 덕분에 편안한 느낌이 극대화됐다.

주행 성능 측면에서도 경쟁 모델에 비해 낫거나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제원표상의 수치로만 봐도 신형 에쿠스는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내는 대형 럭셔리차다. 최대출력은 4.6 타우엔진을 얹은 모델이 366마력으로 쌍용차 체어맨W는 물론 아우디 A8 4.2 모델보다도 우월하다. 다만 치고 나가는 추진력이 다소 약하다.

앞서 언급한 에쿠스의 장점인 안락성 측면을 배려해서인지 주행감도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다. 사운드도 최대한 줄여 정숙성을 강조했다. 이는 렉서스 LS시리즈와의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조용하고, 편안한 컨셉트다.

이는 독일차와 차별화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독일차들은 쇼퍼드리븐 차량이라고 해도 사운드를 인위적으로 제어하지 않고 엔진 특유의 음을 살려 놓기 때문이다.

각종 옵션은 좋은 편.시속 40㎞를 넘어서자 안전띠가 살짝 당겨지면서 타이트해지는 프리 세이프티(free safety) 시트벨트 시스템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꿀 때도 작동한다. 차량의 움직임과 위험 상황을 사전에 인지해 벨트를 되감아 승객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만 졸음운전 때 이 기능이 유용한 만큼 좀 더 타이트하게 당겨도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볼보에도 들어가 있는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꿀 경우 안전벨트가 조여지고 거슬리지 않는 수준의 경보음이 울려 사고를 방지한다. 현대차는 한국의 중앙선이 노란색임을 착안해 색을 인식하는 기능까지 세계 최초로 넣었다.

가장 거슬리는 부분은 인테리어였다. 중앙에 자리잡은 시계는 부자연스러웠고, 최고급차라는 명성에 맞지 않게 저렴해 보이는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버튼과 센터페시아 부분도 아쉬웠다. 진짜 나무를 사용했다는 `리얼 우드 그레인`을 현대차는 강조했지만, 리얼 우드가 아니어도 좋으니 인테리어를 개선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휠. 고급 차일수록 휠의 디자인이 중요해지는 것은 당연지사인데, 크롬을 지나치게 많이 입혀 번쩍번쩍한 느낌은 아쉬웠다.

[박인혜 기자]
Posted by 根™